기억의 습작/베트남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

하노이 나그네 2023. 10.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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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끄적였던 글을 다시 포스팅합니다.


오늘, 3월 8일세계 여성의 날이다.
아니... 세계 여성의 날이란다. 
 
한국의 달력에도 버젓이 기념일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지만 40여년간 단 한번도 신경써보지도, 신경쓸 필요성도 못 느끼며 살았던 이름뿐인 기념일... 
 


그런데, 여느 날과 하등 다를 것 없는 오늘이 베트남에선 설명절만큼이나 중요한 날인 모양이다. 
 
며칠 전부터 거리 곳곳에 세계 여성의 날을 위한 꽃다발 판매대가 급격하게 늘어나더니 오늘은 베트남 SNS마다 꽃다발이며 선물, 돈봉투를 받았다는 자랑섞인 인증샷들이 넘쳐난다. 


오늘로 예정되어 있던 영업사원 프로모션도 여성의 날이라는 이유때문에 내일로 미뤄졌다. 
 
직원들이 결재받으러 들어왔다가
"오늘 세계 여성의 날인데 선물 안주시나요?"
"오늘이 세계 여성의 날이니 맛있는 거 사주세요"
"오늘 세계 여성의 날이어서 도로가 많이 막히니까 일찍 퇴근시켜 주세요"
를 당당하게 외친다. 
 
아직 이런 문화에 익숙치않은 나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황당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 


 
베트남에서 여성이란 존재가 한편으론 직장생활과 집안일을 병행하며 무능력한 놈팽이 남편을 부양해야 하는 고달픈 삶일수도 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의 보이지않는 차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능력이 된다면 회사의 고위관리직까지도 공평한 조건으로 올라갈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실제로 베트남에서 여자총괄관리자, 여자부사장, 여자사장들은 어렵지않게 만날 수 있다) 
 
페이스북에 넘쳐나는 다른 회사의 이벤트들을 보니 너무 무신경했나하는 반성이 된다.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하루 전날, 직원 하나가 "내일 발렌타인데이인데 회사 여직원들 초콜렛 안주세요?" 하길래... 
 
"왜 발렌타인데이에 내가 여직원들 초콜렛을 줘야 해? 여직원들이 나 줘야 하는거 아냐?" 했더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원래 발렌타인데이때는 남자가 여자한테 초콜렛을 주는 날이란다 
 
하도 어이가 없어

"그럼 화이트데이때는...?"

이라고 물었더니 직원 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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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가 뭐예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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