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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 좋은 글 한 구절 15

"사랑의 물리학" - 김인육

"사랑의 물리학" -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이게 사랑인가 봅니다.

누군가를 몹시 그리워하는 것이 사랑인가 봅니다. 누군가의 생각에 밤잠을 설치는 것이 사랑인가 봅니다. 그 누군가가 아플 때 내 마음에 고통은 두 배, 세 배, 그 이상이 되는 것이 사랑인가 봅니다. 그 누군가가 하는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도 신경이 쓰여지는 것이 사랑인가 봅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이런 것이 사랑이라 생각될 때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나는 그 누군가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알프레드 디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Dance, as if no one is watching. Love, as if never been hurt. Sing, as if no one is listening. Work, as if no money is needed. Live, as if it's the last day of your life.

바닷가에 대하여 - 정호승

바닷가에 대하여 - 정호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 제 좋다

기억의 편린

평생을 안고 가야만 하는 굴레라 생각했다 평생을 따라붙을 아픔일거라 그리 믿었다 아픔이 스며든 그날 이후부터, 날 선 고통의 칼날은 예고도 없이 내 가슴에 생채기를 내곤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갈갈이 찢겨진 기억의 편린들을 끌어안고 그렇게,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 있는 것 말고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의 나날들 하지만...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던 그 아픔이, 그 아픔이 이젠 더 이상 고통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아버렸다 이상했다. 당황스러웠다. 너무나 확고한 믿음이었기에 허탈한 배신감마저 스며든다 영원하다 믿었던 것들도 세월의 망각 앞엔 허망하게 무너질 수 밖엔 없는 것인지... 날 선 칼날의 쓰라림도 세월의 무뎌짐 앞에서는 한낮 녹슬어 버린 쇳덩이에 불과한 것인지... 이젠 웃..

일곱 번째 난장이의 사랑

나는 산 너머에 사는 일곱번째 난장이입니다. 아름다운 백설공주가 우리 집을 찾았을 때 앉았던 의자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의 것이었구요. 그녀가 피곤한 몸을 누이고 잠들었던 침대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의 것이었구요. 그녀가 나쁜 마녀의 꼬임에 넘어가서 문을 열어주고 숨이 막히는 코르셋으로 쓰러져 있을 때 그 코르셋을 벗겨냈던 것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그녀가 나쁜 마녀의 독이 든 빗으로 머리를 빗고 쓰러져 있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가서 빗을 빼내 던져버린 것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그녀가 나쁜 마녀의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숨을 멈추었을 때 하루종일 그녀의 곁을 지키면서 목놓아 울었던 것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왕자님이 오셔서 그녀를 데려가겠다고 했을 때 그녀는 우리들의 공주님이라고... 울면서 ..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중에서

반짝이는 선물

어떤 분의 일기장에 적힌 글이 너무 공감이 가서 살짝 훔쳐와서 이 게시글에 올려요. 애인에게 느끼는 이런 감정을 결혼 20년차로 접어든 저는 아직도 제 아내에게 느끼고 있다면 전 행복한 놈이겠지요. 저는 아직도 제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제 와이프의 얼굴을 조심스레 바라보는 게 큰 행복입니다. 그러다 이 일기를 쓰신 분처럼 그 사랑스러운 모습을 참지 못해 그 조그마한 입술에 살며시 뽀뽀를 해주곤 하지요. 그러면 잠에서 깬 아내가 졸린 눈을 비비고 저를 살며시 바라보며 . . . . . . . . . . . . . . . "아이 C~ 잠 와 죽겠는데 옆에서 건들고 질알이야. 얼른 잠이나 자~" 하고는 온갖 짜증을 내고는 휙 돌아 눕지요. ㅠㅠ

슬픈 결혼식

자꾸 술잔을 기울입니다. 오늘따라 술을 권하는 친구들이 고맙습니다. 술잔이라도 붙잡고 있지 않으면 내 손이 전화기를 잡고 그녀의 전화번호를 누를까봐 바쁘게 손을 움직입니다. 술잔이 눈물을 흘립니다. 술이 취하긴 취했나 봅니다. 술잔이 울다니... 그녀가 말한건 항상 이렇게 맞아 떨어집니다. 난 정말 엉뚱한 놈입니다. 이런 엉뚱한 놈을 사랑한 그녀는 더 엉뚱한 여자입니다. 한 녀석이 내 술잔을 빼앗아갑니다. "몇 시간 후면 결혼할 놈이 그만 마셔. 임마~" 몇 시간 후면 나는 결혼을 합니다. 엉뚱한 날 사랑한 엉뚱한 그녀가 아닌 너무나 참하고 논리정연하고 단정한 여자와 난 결혼을 합니다. 손에 힘이 빠집니다. 이대로 온 몸에 힘이 빠졌으면 좋겠습니다. 눈이 떠졌습니다. 그래도 결혼식이라고 누가 깨우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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