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라는 나라/베트남 음식

월남쌈-냄 꾸온(Nem cuốn) or 고이꾸온(Gỏi cuốn)

하노이 나그네 2023. 12.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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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노이 나그네입니다.

오늘은 베트남의 전통음식 월남쌈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아마도 베트남 쌀국수만큼이나 한국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베트남 음식이 바로 이 월남쌈(베트남어로는 냄 꾸온(Nem cuốn))이 아닐까 합니다.

베트남 남부에서는 이 월남쌈을 고이꾸온(Gỏi cuốn)이라고 부르고 베트남 북부에서는 냄 꾸온(Nem cuốn)이라고 부르는데 저는 하노이에 살고 있으니 냄 꾸온(Nem cuốn)이라고 부를께요 ^^;;

그런데 이 냄 꾸온(Nem cuốn)이 한국에서 알려진 것과 베트남 현지에서는 많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계시나요?

한국에서 월남쌈, 냄 꾸온(Nem cuốn)은 라이스페이퍼 물에 넣었다 건져서 각종 채소, 양념, 고기, 국수를 싸서 소스에 찍어 먹는 음식이며, 취향에 따라 채소와 고기, 소스 등을 다양하게 첨가하여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요.

하지만 베트남 현지에서 월남쌈, 냄 꾸온(Nem cuốn)은 그렇게 거창하게 먹는 음식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김밥처럼 야외에서 간단히 먹거나, 아니면 집에서 간단히 음식을 먹고싶을 때 해먹는 음식입니다.

월남쌈이라는 이름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으며 전해지는 바로는 고리짝 짜던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한국인 교민들이 먼저 미국에 정착해서 살고 있던 베트남인들이 먹는 고이꾸온을 보고 월남 재료를 가지고 을 해서 먹어보자라고 해서 월남쌈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합니다. 

LA갈비나 LA김밥처럼 타지에서 이민자들이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나 음식을 가지고 나름 로컬라이징한 요리인 셈이지요.

실제로 한국인 이민자들이 많은 미국, 호주, 캐나다 등지에서 이민자들이 가정에서 가장 흔하게 먹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이 월남쌈입니다.

하지만 카더라는 어디까지나 카더라일뿐, 지금은 전 세계 누구나 쉽게 접하고 즐기는 퓨전 베트남 요리입니다.

우리나라의 김밥처럼 베트남의 웬만한 음식점에는 이 월남쌈이 주요 메뉴로 항상 있구요.

베트남 현지 뷔페식당에도 우리나라 김밥처럼 꼭 빠지지 않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월남쌈, 냄 꾸온(Nem cuốn)입니다.

즉, 베트남의 깁밥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요.

■ 기본 재료

당연히 라이스 페이퍼는 꼭 들어가야 한다. 그 이외에는 기호에 따라 여러가지 재료들을 추가하면 됩니다.

준비된 모든 종류의 재료를 무리하게 모아서 한꺼번에 싸 먹으려 하면 터집니다.
라이스페이퍼로 쉽게 감쌀 수 있을 만큼 적정량만 담아야지요.
또, 한 가지 조합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내용물을 이것저것 바꿔가며 싸먹는 것도 월남쌈을 잘 즐기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준비해보면 의외로 재료비가 별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어요.
준비 과정도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급하게 손님 접대를 해야 할 때 활용되기도 합니다.
  • 쌀국수
    단단하게 감싸는 역할과 포만감 그리고 모세관 현상을 이용한 소스 흡입을 담당합니다. 두께 1mm 미만의 얇은 면을 사용하는데 비훈(米粉, vifon), 버미셀리(Rice Vermicelli) 등으로 찾으면 쉽지요.
  • 고수
    동남아 음식에서는 친숙한 고수를 넣어서 먹어요. 위에 서술한 것처럼 한국에선 호불호가 강하기 때문에 깻잎 등으로 대체하는 편이지요. 영미권에서 추가된 바리에이션인 민트도 자주 들어가는 재료이지만 한국식에선 재료 조달 등이 까다로운 관계로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 과일류
    월남쌈에서 단맛을 더해주는 역할. 주로 사용되는 것은 파인애플, 사과와 같이 적당히 단단한 질감이 있는 종류입니다.
  • 새우
    껍질을 깐 후 데쳐서 넣습니다다. 크기는 작건 크건 상관은 없지만 오히려 작은 것이 옹골차서 더 좋지요. 또 넣으면 파릇파릇한 채소에 적당히 붉은 기를 더해줘서 색감도 좋아요.
  • 고기류
    쇠고기, 닭고기 등을 데쳐서 넣습니다. 닭고기의 경우 구워서 넣기도 하고, 쇠고기의 경우 한국에서는 불고기식으로 양념과 함께 익혀서 넣기도 합니다. 단, 이 경우 양념이 꾸덕하게 배어들게 볶아야 합니다. 국물 불고기처럼 만들면 라이스페이퍼가 불고기에서 나온 국물 때문에 미끌거리고 안 여물어집니다.
  • 숙주나물
    살짝 데쳐서 아삭하게 먹습니다.
  • 각종 채소류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가장 자주 사용되는 채소는 양파, 양배추, 오이, 당근, 파프리카 따위이고, 상큼한 맛을 원할 경우 토마토를 넣기도 합니다. 버섯 등을 데쳐서 사용해도 좋습니다. 싸 먹다 남으면 샐러드를 해 먹어도 좋아요. 역으로 말하면 샐러드 채소라면 대부분 가능.
  • 디핑 소스(주로 느억 짬)와 라이스페이퍼(반 짱)
    레몬즙+겨자+고추를 혼합한 소스라든가, 베트남 피시 소스 + 파인애플즙(통조림에서 남는 즙을 사용하면 OK) + 레몬즙 + 월남고추를 시용해도 좋습니다. 국내에서는 스위트 칠리 소스나 땅콩 소스도 인기가 있지요.
  • 따뜻한 물
    직접 먹는 건 아니고 따뜻한 물에 라이스페이퍼를 담가 적당히 적셔주는 역할입니다.
    쌈을 싸기에 가장 이상적인 불림 정도는 아주 살짝 판판한 정도입니다. 너무 불리면 흐물거리고 재료를 담는 동안 끈적해지고 쉽게 찢어져서 좋지 않습니다. 또 너무 대충 미지근한 물에 담그면 라이스페이퍼가 거의 불지 않아서 감쌀 때 접착이 되지 않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여러 차례 쌈을 싸 보면서 적당한 불림 정도감을 익히면 좋습니다. 물 온도도 의외로 중요합니다. 너무 뜨거우면 얼마 담그지도 않았는데 라이스페이퍼가 떡이 돼 버리고, 너무 미지근하면 물을 잘 안 먹습니다.
    라이스 페이퍼를 깜빡하고 담가놨다가 잊어버리면 바닥에 붙어버리고, 건지는 동안 구겨져 붙어버려서 펼 수도 없게 됩니다. 그래서 아예 싸기 직전에 그때그때 적시는 경우도 있고, 이를 위해 길쭉하게 생긴 월남쌈 전용 물 용기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딱 먹을 만큼만 라이스페이퍼를 소모할 수 있어요. 그리고 최근에는 라이스페이퍼 만드는 기술이 좋아져서 수돗물 받아다가 쓸 수 있는 제품도 있지요.
  • 게맛살, 계란, 새싹채소 등을 넣어 먹기도 합니다. 다만 간이 너무 강하게 된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베트남에 오실 일이 있거나, 한국에서 이 월남쌈, 냄 꾸온(Nem cuốn)을 드실 일이 있으면 꼭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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