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노이 나그네입니다.
흔히 곤달걀이라고 하면 부화(孵化-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옴) 직전의 알을 일컫는 말입니다.
부화 직전의 계란을 먹는 것인 만큼 털이며 심장이며 부리며 이것저것 들어 있어서 직접 보면 상당히 혐오스럽습니다.
이런 곤계란을 은어로 '생긴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와 달리 수정 초기의 계란은 보통 계란과 거의 비슷하거나 노른자와 흰자 구분이 없는 연노란색 물체인 정도라 그나마 낫지요.
이런 곤계란은 은어로 '안 생긴거'라고 부릅니다.
곤계란은 사실 속이 썩은(곯은) 계란을 의미하는 말이지만 병아리가 죽은 계란이라는 의미로도 쓰이고 있어요.
알이 곯거나 정상이 아니어 병아리가 되지 못한 알이어서 날로는 먹지 못하고 삶아서 먹어야 합니다.
베트남에서는 곤달걀을 쯩빗론(trứng vịt lộn) 또는 호빗론(hột vịt lộn)이라고 하며 삶아서 즐겨 먹는 간식거리입니다.
부화하기 전의 계란을 삶은 것으로 1개에 3,000동(약 150원) 정도로 베트남인의 간식, 또는 맥주 안주로 먹습니다.
알의 윗 부분을 스푼으로 깨 껍질을 벗겨 구멍을 뚫고 거기에 소금·후추를 조금 넣어 먼저 안의 국물을 빨아 먹어요.
이 국물이 맛있다고 하네요.
그 다음은 스푼으로 안에 내용물(?)을 파 먹어요.
외국인은 비위가 상하여 좀처럼 먹을 수 없다고 하지만, 한 번 먹고나면.반드시 중독이 된다고 합니다.
주문했을 때 함께 나오는 잎을 먹으면 음식이 질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밤 늦게 먹으면 좋지 않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어요.
한국인이 아주 좋아하는 음식인 닭고기와 계란의 중간 단계이므로 그 추한 외형만 극복하면 맛있는 식품입니다.
삶아서 껍데기를 까 보면 안에는 되다 만 병아리와 약간의 육즙이 있는데, 진한 맛의 육즙이라 이것만 먹기에도 나쁘지 않아요.
내용물은 노른자와 비슷한 맛이지만 좀 더 진하고 식감은 노른자와 전혀 다릅니다.
퍽퍽하지 않고 쫄깃한 달걀 노른자의 맛이라는 평이 많아요.
과거에 한국에서도 이 곤달걀을 즐겨먹었다고 하네요.
특히 중년아저씨들의 정력식품으로 많이 찾았던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ㅋㅋㅋ
베트남에 8년을 살면서 이 곤달걀, 쯩빗론(trứng vịt lộn) / 호빗론(hột vịt lộn)을 먹는 베트남 사람들을 많이 접해봤는데 솔직히 저는 워낙 비위가 약해서 아직 한번도 도전조차 해본 적은 없네요. ㅋㅋ
혹시 비위가 좋으신 분들은 베트남에 오셔서 이 곤달걀, 쯩빗론(trứng vịt lộn) / 호빗론(hột vịt lộn) 한번 도전해 보세요.
특히 아저씨들... 정력에 좋다고 하니 마나님들을 위해??? ㅎㅎㅎㅎ
이상 하노이 나그네였습니다.
'베트남이라는 나라 > 베트남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트남 커피시장과 코코넛 커피 (Cà Phê Cốt Dữa) (6) | 2024.09.29 |
---|---|
반쎄오(Bánh xèo) - 베트남 팬케익 (0) | 2024.01.27 |
짜조 (Chả giò) (4) | 2024.01.09 |
월남쌈-냄 꾸온(Nem cuốn) or 고이꾸온(Gỏi cuốn) (2) | 2023.12.19 |
반미(Bánh mì) (2) | 2023.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