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생활/일상생활

전쟁의 상처

하노이 나그네 2023. 6.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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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때문에 연일 뉴스로 시끄럽네요.
 
며칠 전 집에 놀러 온 벳남동생한테 지금 러시아가 전쟁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냐고 했더니
 
집에 티비가 없는 벳남동생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하더라구요.
 
아무 생각없이 집에 있는 티비를 켜주자 한국뉴스채널에서 방송 중이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관련 뉴스를 물끄러니 바라보던 벳남동생이 저를 바라보더니...

"전쟁은 나쁜거야.

전에 우리나라 전쟁했을 때도 한국 군대가 미군과 함께 쳐들어와서 우리 국민들 많이 죽였잖아.

오빠도 한국사람이잖아...

오빠 미워..."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장난삼아 던진 그 농담 한 마디에...

농담인 줄 알면서도 저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박정희 군사정권의 탐욕으로 인 해 70년대 중반..
 
어떤이는 어줍잖은 애국심으로....
 
또 어떤이는 전쟁터에 가면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수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머나먼 베트남 전쟁터로 끌려가야만 했지요.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이 주둔했던 곳은 베트남 중부 다낭 밑자락 호이안이란 곳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휴양지로 유명했던 다낭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을 베트꽁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베트남 전쟁에서 가장 전투가 치열했던 그 곳에 가난한 나라 젊은 군인들이 내몰린 것이지요.
 
치열한 전쟁터에서 그 동안 함께 웃고울던 전우가 베트꽁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을 보면 정상적인...
 
착하디 착한 사람들도 다들 분노 가득한 악마로 변하겠지요.
하지만...
 
호이안에서 저지른 한국군의 만행은 단지 이걸로는 변명이 되질 않을겁니다.
 
호이안에서 한국군의 양민학살로 희생된 베트남인의 숫자가 무려 1만여명...
 
그들도 머나먼 이국땅 전쟁터로 끌려온 젊은 한국군처럼 전쟁의 또 다른 피해자일텐데...
 
우리도 이들과 비슷한 아픔을 지니고 있습니다.
 
40여년간의 일본강점기때 일본의 만행, 노근리 사건, 제주 4.3사건,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참전..

우리가 학교에서 아픈 한국의 역사를 배우는 것처럼 이들도 학교에서 아픈 과거의 역사를 배웁니다.

우리들은 지난 70여년 동안 계속해서 일본강점기때 일본의 만행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호이안 양민학살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를 했다는 얘기는 아직까지 들어본 적이
 
없네요.

몇 년전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휴가를 보내기 위해 찾아간 호이안의 그 어느 마을에는 베트남 당시 한국군의 만행을 담은 한국군증오비가 세워져 있다고 합니다.

 

"하늘까지 닿은 죄악, 만대를 기억하리라"

 

(출처) 인터넷
(출처) 인터넷
(출처) 인터넷
(출처) 인터넷
(출처) 인터넷
(출처) 인터넷
(출처) 인터넷
(출처) 인터넷
한국군 증오비 (출처)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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