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의 내 삶은....

2015년 12월...

갑작스런 회사의 발령으로 캐리어 하나 끌고 베트남 하노이에 첫 발을 내딛은 후 정신없는 나날들의 연속이었던 하노이 회사생활...

그러던 2020년 5월의 어느 날...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자가면역뇌염"이라는 병에 걸려 회사출근 후 근무 중 갑작스런 의식불명으로 응급차에 실려가 한 달간 혼수상태에 빠져있다 겨우 깨어났던 아픈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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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뇌염

자가면역뇌염은 기억소실, 뇌전증 발작, 이상행동, 의식저하 등 증상이 수일, 수주에 걸쳐 진행되는 질환으로,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뇌기능이 소실되면서 심한 경우 중환자실 치료까지 필요한 중증 뇌질환이다.

세균, 박테리아 방어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가 제어를 잃고 항체 등을 통해 뇌를 공격하여 발생하기 때문에 자가면역뇌염이라고 한다.

자가면역뇌염은 일본뇌염 등으로 알려진 바이러스 뇌염보다 더 많이 발생하며,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항LGI1, 항NMDA수용체 항체에 의한 뇌염이 대표적이며, 그 외에도 20여 가지 이상의 원인 항체가 알려져 있고, 항체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환자도 전체의 40%에 이른다.

과거에 원인을 모르는 뇌질환으로 분류된 환자가 진단기술 개발로 자가면역뇌염으로 확진되고 있다.

국내에도 2012년 진단기술이 도입된 후 확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자가면역뇌염은 치료가 가능한 뇌염이라는 점에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출처 : 병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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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달 사이에 84kg에 육박했던 몸무게는 어느새 58kg까지 빠져버렸고...

날마다 의식을 차리지 못하는 남편때문에, 면회도 되질 않는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남편을 보기 위해 아내는 하루에 한번씩 30분이 넘게 걸리는 병원을 왔다갔다 하며 남편이 기적적으로 깨어나기만을 간절히 바랬었구요.

한 달간의 혼수상태에서 겨우 깨어났지만 심각한 기억상실과 발작 등으로 2020년 5월의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 고통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네요.

뇌의 이상으로 찾아 온 심각한 후각상실은 본래의 맛을 못 느끼게 만들어 버렸고...

2020년을 기준으로 지난 5년간의 베트남 생활 뿐만 아니라 지난 45년의 내 삶의 기억조차 많이 사라지게 만들어 버렸지요.

저에게 그런 병이 갑작스럽게 찾아왔던 가장 큰 원인은 회사생활 직장인들이 많이 느끼고 고통받는다는 "직장 내 갑질"이 그 이유였어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기가 기분이 나쁘거나, 개인적으로 언짢은 일이 생기면 그 화풀이를 다 저에게 쏟아냈던 그 이XX 법인장...

권위의식과 온갖 허세에 가득차있던 그 인간이 내 삶을 송두리채 망가뜨려 놓고 말았지요.

(결국 그 이XX 법인장 새끼는 저의 발병의 책임과 또 다른 비리에 걸려 회사에서 쫓겨 났구요)

그 이후로 한국으로 잠시 귀국하여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본사의 회사복귀 명령으로 다시 베트남 하노이 해외법인으로 출근하여 다시 업무를 하던 중 또 한번의 발작과 의식불명으로 병원으로 실려간 후 결국은 지난 20년간의 회사생활을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 뒤로 아들의 학업때문에 한국에 귀국하지 못하고 베트남 하노이에서 날마다 놀고 먹는 놈팽이로 지낸지도 벌써 3년이 넘었네요.

지금도 한번씩 찾아오는 발작으로 고통받을 때마다 나에게 이런 병을 안겨다 준 그 법인장 놈을 죽이고 싶은 맘이 가득해질 때마다 저를 믿고 의지하고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심각한 기억상실로 지난 48년간 제 삶의 기억들은 군데군데 사라져 버렸지만 그나마 8년간 베트남에 있으면서 체득했던 베트남어는 온전히 기억속에 남아있어 베트남 하노이 생활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그 동안 이 블로그를 통해 말씀드렸던 좋은 베트남 인연들도 많이 만나고 그들과 함께 웃고 즐기면서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블로그를 통해 베트남, 그리고 하노이의 살아있는 생활과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많이 소개시켜 드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