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한반도 남쪽 끝 바닷가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줄곧 시골에서 살아 온 촌놈에게 기억에도 없는 어릴적 처음으로 맛 본 라면의 맛은 이 세상 그 어떤 음식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최고의 맛이었고 환상의 맛이었지요. 그 뒤로 무슨 기념일, 특히 내 생일 때가 되면 항상 생일선물로 부모님께 요구했던 게 장난감도, 돈도, 책도 아닌 라면 한 박스였어요. 부모님이 라면 한 박스를 사주시면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뺏어먹을까봐 다락방 구석에 몰래 숨겨놓고 하나 하나 갯수까지 확인해가며 아껴~ 아껴 먹을 정도로 난 라면 광이었지요. 그런 나를 볼 때마다 지금은 작고하신 어머님이 항상 하시던 말씀.... "으이구~ 저 놈은 나중에 커서 라면회사나 취직하믄 딱 쓰것구만...." 그런데 그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