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또 다른 노래

김건모 - 잘못된 만남

하노이 나그네 2024. 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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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노이 나그네입니다.

이전 세대에게 김건모하면 까만콩이라는 별명으로 꽤나 유명했던 가수였지요.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은 저에게 사연이 있는 노래입니다.

 

1995년 2월 9일...

이 날이 제가 군대에 입대한 날이예요.

훈련소에서 한달 남짓 훈련병 생활을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던 날....

조교 : "209번 훈련병...!!"

나 : "넵~!! 20...9....."

하고 일어서고 있는데 조교의 입에서 나온 부대 이름이...

조교 : "203특공여단....!!"

........

저는 일어서다 다시 주저앉고야 말았지요.

제가 훈련받던 훈련소에서는 특공여단을 제외하고는 다들 편한 보직의 부대로 자대배치를 받기로 유명한 훈련소였거든요.

특공여단은 진짜 극히 일부.... 운이 더럽게 없는 훈련병들만 착출되어 가고 나머지는 룰루랄라 군생활을 할수 있었는데...

그 더럽게 운이 없는, 몇 안되는 훈련병 중에 하나가 바로 제가 될 줄이야....ㅠㅠ

 

지옥으로 달리는 듯한 군용열차를 타고 달리고 달려 드디어 제가 앞으로 2년 넘게 근무하게 될 조치원역에서 하차를 하니 웬 인상 험악하게 생긴 하사관 한명이 떡하니 버티고 서있더라구요.

그 하사관의 첫 마디....

하사관 : "특공은 두번 말하지 않는다. 이XX, 최XX, 김XX......"

자기 이름이 호명될때마다 잔뜩 쫄은 목소리로 혹시라도 대답을 늦게 할까봐 잽싸게 대답하는 군대 동기들의 목소리가 몇차례 들리더니....

하사관 : "OK...! 전원 탑승"

잔뜩 쫄아서 군용버스에 탑승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안에 웬 음악하나가 울려퍼지더라구요.

"빠바밤... 빠바바밤... 빠바밤... 빠바바밤....."

속으로 생각했지요.

'아~ 특공여단은 군가도 멋지구나~~~!!!'

근데 그때 처음으로 들었던 노래가 바로 이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었어요.

제가 군대에 입대한 1995년 2월 9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노래가 세상에 나오고 곧 엄청난 히트를 쳤는데 저는 훈련소에 있느라고 한번도 들어보지도 못하다가 자대배치 군용버스에서 처음으로 들어본 노래였거든요. ㅠㅠ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라는 노래를 들으면 항상 그때의 그 기억이 떠오릅니다. ㅠㅠ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들으니 그래도 옛 추억이 생각나서 새롭네요. ㅎ

https://youtu.be/EJCTUHV-B1k